유례없는 관광객 증가세…'삶의 여유'가 성공 키워드

<※편집자 주 = 전북 전주의 한옥마을이 10년 만에 연간 관광객 500만 시대를 열며 한국의 대표 관광지로 떠오르고 있다. 제주도가 500만명을 넘어서는 데 20년이 훨씬 넘게 걸린 점을 감안하면 유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폭발적인 성장속도이다. 한옥마을이 어떻게 짧은 기간에 성공할 수 있었는지, 앞으로의 과제는 무엇인지를 ①성공요인 ②대안 등 2편으로 나눠 짚어본다.> 

관광객 500만 시대 여는 전주 한옥마을 (전주=연합뉴스)   한옥마을 안에 있는 400년 전통의 전주 향교의 가을 풍경. (자료사진)

(전주=연합뉴스) 홍인철 백도인 기자 = 관광객 집계가 처음 시작된 2002년 당시 전주 한옥마을을 찾은 연간 관광객은 31만명. 관광지라는 이름이 무색할 정도였다. 그러나 전주시의 관광명소화 작업이 본격화한 2008년부터 관광객이 급증하기 시작했다. 

◇130만에서 4년만에 493만명…유례없는 급증세

그해 130만명이던 관광객은 2009년 284만명, 2010년 328만명, 2011년 409만명으로 늘었고 작년에는 493만명(잠정 집계)을 넘어서며 500만명 시대를 앞두고 있다.
현재의 추세라면 올해 하반기에 무난히 500만명을 돌파할 전망이다.
이는 우리나라의 대표적 관광지인 제주도의 관광객 증가세보다 배 이상 빠른 속도다.
제주도는 1983년 100만명을 기록한 뒤 8년만에 300만명을 넘어섰고 그로부터 다시 14년이 지나서야 500만명을 달성했다.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유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급증세이다.

◇현대인 갈망하는 '삶의 여유' 찾아주는 데 성공

한옥마을이 단기간에 급성장한 것은 '빌딩 숲'에 갇혀 숨 돌릴 틈 없이 바쁘게 살아야 하는 현대인의 '삶의 여유'에 대한 갈망을 풀어주는 데 성공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다.
한옥마을에는 전통한옥이 주는 '느림의 미학'이 자연스럽게 배어 있다. 한옥마을은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사람이 실제 거주하는 540여채의 전통한옥이 밀집해 있다.
마을 안에는 태조 이성계의 어진이 모셔진 경기전과 400년 전통의 고즈넉한 향교, 호남지방의 서양식 근대건축물 중 가장 규모가 크고 오래된 전동성당 등이 자리 잡고 있어 더욱 여유를 느낄 수 있다.
소리문화관, 완판본문화관, 최명희문학관 등 전통과 문화를 즐길 수 있는 20여개의 문화시설도 집적돼 있다.

◇전통문화시설 집적해 즐길 거리 풍성 

한지공예, 전통놀이, 다도 등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는 전통한지원, 술박물관, 전통문화관, 공예품전시관 등이 있어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 단위 관광객과 수학여행단의 발길을 끄는 데도 성공했다.
관광객 최지선(22·대학생·서울)씨는 "빌딩 숲에 갇혀 살던 도시민에게 이렇게 여유를 느낄 수 있는 공간이 있다는 것 자체가 신기하게 느껴진다"며 "편안한 한옥과 주위 풍경이 어우러지는 분위기가 아주 좋다"고 말했다.
지역 예술인들이 만든 탈, 장승 솟대, 인형, 도자기 등을 전시ㆍ판매하는 '문화장터'와 크고 작은 축제들도 여행의 즐거움을 더해준다. 

◇맛깔진 음식과 지자체의 치밀한 준비도 한 몫

관광에서는 빼놓을 수 없는 풍성하고 맛깔진 음식도 즐길 수 있다.
한옥마을에서는 어디를 가나 큰 부담 없이 전주비빔밥과 콩나물국밥, 한정식, 막걸리 등을 마음껏 맛볼 수 있다.